가장 난해한 ‘이상 문학’ 연구 작업의 총결산

이상 연구/권영민

이준영 선임기자 gapi@busan.com

입력 : 2019-09-26 18:14:00수정 : 2019-09-26 18:14:28게재 : 2019-09-26 18:14:59 (부산일보 21면)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1910~1937)은 한국 문학에서 한 줄기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 줄기의 생김새와 뻗어 나간 방향을 정확히 아는 이는 드물다. 그렇기에 많은 연구자의 도전 의지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적지 않은 이들을 좌절하게도 만든다.

작가, 대학 초년생 때부터 이상에 매료

텍스트에서 그림까지 모든 자료 집대성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는 평생 이상 연구에 매달린 학자이다. 다른 국문학 연구서도 내놓았지만, 이상을 향한 열정은 분명 남달라 보인다. 권 교수는 스스로 신간 〈이상 연구〉를 이상 문학에 대한 연구 작업의 총결산이라고 밝히고 있다. ‘총결산’이란 표현은 일련의 연구서들이 이미 있다는 시간적 의미를 전해준다. 그렇다. 그동안 권 교수가 펴낸 연구서들은 그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어찌 보면 사람을 빨아들이는 이상 문학의 마력이 그를 붙들어 맨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른다.

권 교수는 대학 초년생부터 이상에 매료됐다. 대학천 변 서점에서 펼쳐 들었던 임종국 편 〈이상 전집〉이 평생의 과업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는 1997년 월간문예지 편집 주간을 맡으면서 이상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때 연 학술대회는 이상을 새롭게 조망하려는 야심 찬 기획이었다. 이 학술대회는 수학자가 본 이상, 시각디자인이 본 이상, 정신분석학자가 본 이상, 철학자가 본 이상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상 작품이 이처럼 다층적이고, 다원적이라는 의미이다. 이 결과를 한데 모아 〈이상 문학 연구 60년〉을 펴냈다. 이후 〈이상 전집 1·2·3·4〉 〈이상 텍스트 연구〉 〈이상 문학의 비밀 13〉 〈오감도의 탄생〉 〈한국 모더니즘 문학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이 작업의 결산 성격을 띤 〈이상 연구〉는 인간 이상에서 작가 이상에 이르기까지, 텍스트에서 그림에 이르기까지., 이상 문학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자료를 집대성하고 있다. 이 책은 또 절판한 〈이상 텍스트 연구〉를 대폭 수정하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보완하는 성격도 갖고 있다.

실험과 전위의 상징, 신화적인 독창성을 가지면서 한국 문학사상 가장 난해한 동시에 가장 사랑받는 작가 이상. 하지만 원전의 불확실성, 작품 해석의 자의성, 개인 삶의 신비화는 가뜩이나 난해한 이상의 작품의 참모습을 가리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노학자의 끈기가 이러한 안개를 확 거둬내면서 이상이란 큰 줄기를 우리에게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권영민 지음/민음사/808쪽/3만 원. 이준영 선임기자

Posted by 문학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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